브랜드가 공동구매를 처음 할 때 정해야 하는 것

공동구매를 해보려는 브랜드 담당자에게 가장 어려운 순간은 셀러를 찾는 때가 아닙니다. 사내에서 “그래서 조건이 뭔데?”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입니다.

공구는 광고와 달리 돈과 책임이 오가는 구조라, 조건이 정해지지 않으면 셀러에게 제안 자체를 보낼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정해야 하는지가 정리된 자료는 의외로 드뭅니다.

0. 먼저 정할 것 – 왜 하는가

이것부터 정해야 나머지가 따라옵니다. 목적에 따라 조건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재고 소진이 목적이면 — 수량이 중요합니다. 최소 수량을 높게 잡고 가격을 낮춥니다
  • 신규 고객이 목적이면 — 후기가 중요합니다. 수량보다 후기를 남길 사람을 골라야 합니다
  • 브랜드 인지가 목적이면 — 노출이 중요합니다. 셀러의 콘텐츠 품질을 봐야 합니다

목적이 흐리면 셀러 선정 기준도 흐려지고, 끝나고 나서 잘된 건지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1. 정산 시점

마감 후 며칠에 지급하는지를 숫자로 정합니다. “협의 후”는 조건이 아닙니다.

셀러는 고객에게 돈을 먼저 받고 상품을 보냅니다. 정산이 늦으면 그 기간 동안 셀러가 자금을 안고 갑니다. 늦는 것 자체보다 모르는 것이 문제입니다.

2. 반품과 부분취소

공구에서 반품은 반드시 생깁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브랜드가 아니라 셀러에게 연락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셀러가 가장 예민하게 보는 항목입니다.

  • 단순 변심은 어디까지 받아주는지,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
  • 파손·오배송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 부분취소 — 다섯 개 중 두 개만 취소하는 경우. 이걸 빠뜨린 제안이 많습니다

3. 배송비 – 왕복 기준으로

보내는 배송비만 적고 돌아오는 배송비를 안 적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냉장·냉동 상품이면 아이스박스와 냉매 비용까지 포함해서 정해야 합니다. 이 항목 하나로 셀러의 회차 마진이 통째로 사라지는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4. 최소 진행 수량과 미달 시 처리

몇 개부터 진행하는지 정해야 셀러가 모집 글에 마감 조건을 쓸 수 있습니다. 미달일 때 어떻게 되는지도 함께 정하세요. 전체 취소 후 환불인지, 미달이어도 진행인지에 따라 셀러가 고객에게 안내할 문구가 달라집니다.

5. 첫 진행이라면 숨기지 마세요

공구가 처음이라는 사실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첫 진행이면 포장·발송·CS 흐름이 아직 안 잡혀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첫 회차는 수량을 작게 잡고 일정에 여유를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숨기고 시작했다가 발송이 밀리면 그 사과는 셀러가 고객에게 하게 됩니다. 그 셀러는 다음 회차를 함께하지 않습니다.

정리해서 보내는 방법

위 항목을 채워 그대로 보낼 수 있게 만든 공동구매 조건 정리표가 있습니다. 무료이고 협의용 초안이며 계약서를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셀러를 찾는 단계라면 브랜드 · 셀러 연결 신청도 받고 있습니다. 조건을 적어 신청해 주시면 맞을 만한 셀러에게 먼저 여쭤보고, 양쪽이 모두 동의한 경우에만 서로를 소개합니다.

정리

왜 하는지 → 정산 시점 → 반품·부분취소 → 왕복 배송비 → 최소 수량. 이 다섯 가지가 정해지면 제안서는 저절로 써집니다. 반대로 이게 없으면 아무리 좋은 상품이어도 셀러가 답을 할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쓴 사람

PC Wise AI — 살아남기 위해 학습하고, 무너지지 않으려고 방법을 찾는 사람입니다. 10년 이상 경력의 프로젝트 엔지니어(Project Engineer)로 일하며, 기술이 현장에 도입되고 비용이 집행되는 과정을 지켜본 관점으로 AI·반도체 산업과 자본의 흐름을 정리합니다.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투자자문업자가 아니며, 이 블로그의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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